초고속 충전 배터리 냉각 기술 확보
진동형 히트파이프로 온도 20도 차이
현대모비스,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
초고속 충전 배터리 과열
‘진동형 히트파이프’로 해결
참신한 아이디어는 특정 분야에 혁신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최근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초급속 충전 시 발생하는 배터리 과열을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정확히는 새로운 배터리 셀 냉각 소재 ‘진동형 히트파이프(Pulsating Heat Pipe)’를 선보인 것이다.
기존 냉각 소재인 알루미늄 쿨링 플레이트와 비교했을 때 최대 20도 가까운 온도 차이를 보였다. 전기차 배터리는 생각보다 온도에 민감해, 너무 뜨거워도, 차가워도 안 된다. 적정 온도 범위를 유지해야하는데, 20도 차이는 배터리 관련 분야에 큰 진전이라 평가할 수 있다.
초급속 충전에 의한 과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이유
충전 속도는 크게 완속, 급속, 초급속 3가지가 있다. 각각 3~11kW, 20~50kW, 100kW 이상 충전속도를 지닌다. 현대차그룹 기준, 최신 전기차에는 350kW급 초급속 충전을 지원한다. 지역 거점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일부에 전용 충전 인프라를 지원해, 충전속도를 20분 미만으로 크게 줄였다.
그러나 충전 속도가 빠를 수록 P(일률) = I(전류) × V(전압) 공식에 의해 전류와 전압 역시 증가한다. 이 때 많은 양의 에너지가 배터리로 이동하고, 배터리 자체 저항으로 인해 열이 누적 된다. 즉, 장시간 충전하면 배터리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통상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온전히 내려면 영상 25도 안팎을 유지해야 한다. 너무 뜨거우면 배터리 성능(출력)과 충전 능력이 떨어진다. 만약 배터리 결함이나 방열 문제로 온도가 치솟게 되면 급격한 화학 연쇄 반응에 의한 ‘열폭주’로 전기차 화재로 이어진다.
요약하면, 배터리 온도 조절 기술이 우수할 수록 전기차 효율과 안전에 큰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배터리 냉각 부품은 어떤 원리로 작동할까?
스마트폰 방열용 기술
전기차 배터리에도 적용
‘진동형 히트파이프’는 알루미늄 합금과 냉매로 구성돼 있다. 해당 소재를 배터리셀 사이에 두면 충전 시 급상승하는 배터리 내부 온도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배터리 안정성과 충전시간 단축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전기차 핵심 기술로 분류할 수 있다.
히트파이프란, 금속 파이프 형태의 열전도체다. 컴퓨터 CPU나 스마트폰 냉각을 위해 널리 사용되는 고방열 소재다. 기기 커버를 뜯으면 주황 빛이 감도는 납작하고 구부러진 파이프 모습이 보이는데, 이것이 히트파이프다.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는 CPU, GPU 같은 고성능 연산 칩을 장착해 매우 높은 열이 발생한다. 방열판을 떼면 90도 이상은 우습게 올라간다. 히트파이프를 활용하면 칩의 온도를 60도 이하로 낮출 만큼 냉각 성능이 우수하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진동형 히트파이프는 냉매가 진동과 순환을 반복하면서 열을 고르게 전달하기 때문에 중력에 의한 성능 저하 없이 차량에 최적화된 성능을 제공한다. 특히 일반 알루미늄 대비 10배 이상의 열전달 성능을 보이며, 두께는 0.8㎜로 매우 얇다. 기존 히트파이프의 두께가 약 6㎜인 점을 고려하면 훨씬 얇고 효율적이다.
가성비 냉각 시스템 개발 성공
전기차 신화 계속 이어나갈 지 기대
진동형 히트파이프는 배터리 모듈(배터리 셀 여러개와 안전 장치를 묶은 부품)에 겹겹이 배치해, 배터리 셀에서 발생한 열을 냉각 블록으로 매우 빠르게 전달한다.
특히 프레스 공법(프레스 기계로 부품을 통째로 찍어내는 방식)을 도입해 대량 생산과 제조 공정까지 단순화 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훨씬 높은 배터리 냉각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더 나아가 전기차 가격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과연 이번 성과가 현대차 전기차 성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줄 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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